우리 아버지도 이런 일 비슷하게 겪은 적 있음
어릴 적 나는 부모님이 이혼하여 아버지 밑에서 자람
약 20년 간 어머님과의 단절로 연락조차 못하고 지냈었움
아버지 또한 어머니가 대한민국 어딘가에 잘 살아 계시겠거니 나랑 동생 키우느라 신경을 안쓰고 지냈음 그렇게 언 20년이 지난 어느 날 내가 지원한 회사 최종면접 떨어지고
멘탈이 박살난 날 아버지가 아들이랑 술 한잔 하고 싶다며 횟집을 가자고 하심 웬만하면 아들이랑 술 안먹는데 먹자고 하시더라 (이유는 아들이 술먹는게 아직 자기는 낯설다나)
암튼  술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아버지가
며칠 전 꿈에 너네 엄마가 나와서 밥 한끼 하자더라?
참 20년동안 안 보이던 사람이 나와서 좀 신기하기도 했고
뭐 그러네라고 말하길래 난 허허 하고 웃어 넘겼지
그렇게 2주정도 지난 날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음
연락 받으니 떨어진 회사 추가 합격 대상자로 추가 합격되었다
기존 입사 예정인원 보다 추가 인원이 필요하여 연락 드렸다
지금 통화로 회사 입사를 정해야하는데 의향이 있으시냐라는 전화였음 난 진짜 눈물을 흘리면서 감사하다고
무조건 한다고 했지 (보이스 피싱인가도 의심했음)
회사에서 4대보험 가입할 때 쓰는 서류 중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 하여 발급 받았는데
어머님 성함 옆에 "사망"이라는 한자가 적혀있었음
잘못된 건줄 알았음
난 집으로 돌아가서 아버지한테 말씀드렸지
아버지는 급하게 서류를 열어보시더니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이래서 꿈에 나와서 밥 한끼 하고 간거구나'라고 하시며 통곡하시더라
아버지도 어딘가에 잘 살아 계시겠거니 하며 마음 한 켠에 어머님의 감정을 묻혀두고 사셨는데 그게 아니였나봐
참고로 우리 아버지는 어머니를 너무 사랑 하셨는데
어머님의 당뇨병이 엄청 심했어서 시력을 잃고 있는 과정 이었음 (6살 밖에 안된 나도 엄마가 쓰러질 때 설탕물을 해먹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수십번도 더 했었음)
어머님은 이런 자신이 곧 짐이 되신다고 생각하여
아버지에게 이혼을 하자고 하셨고
아버지는 무조건 반대 하셨지만 끝 내 이혼했음

암튼 이이경 썰 보고 비슷한 일이 있어서 끄적여봄

이 전에 글을 썼었어서 재탕이긴 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