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장으로 24시간 출퇴근 찍는 '카지노 딜러'란

카지노 딜러는 호텔카지노 또는 온라인카지노에서 바카라, 블랙잭, 룰렛, 포커 등의 테이블게임 진행을 하는 게임호스트 직업이다. 카지노에 종사하는 인력수는 지난달 기준 6680여 명이며, 그중 카지노 딜러는 강원랜드만 1217명으로 집계된다. 코로나19 기간동안, 사실 관광 산업이 축소됐던 이전 시기에도 고액 연봉을 자랑하는 카지노 딜러 직업은 직업 선호도가 높았다. 지난해 말에도 강원랜드 카지노 딜러 입사 경쟁률이 33%를 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이 어려워진 20-30대 청년층의 관심이 쏠렸다. 

“사람들이 우리 존재에 대해 잘 모른다. 멋지긴 한데 ‘불법적인’ 직업 같다고 한다” 

지난 17일 상수역 인근 스튜디오에서 만난 카지노 딜러 오민수(29) 씨는 딜러 업계에 첫 발을 들일 때를 떠올렸다.

“서울 소재 한 관광 공기업에서 근무하던 중 카지노 딜러를 하는 친구를 보고 흥미가 생겼다” 라며, “나 역시 현장에서 관광 업무를 경험하고 싶어 경로를 틀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이전 회사가 안정적이어서 부모님은 많이 반대 하셨지만 화려한 곳에서 근무한다고 되려 축하해준 친구들도 있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특히 나이트쉬프트(22시~6시) 근무는 생체 리듬이 많이 떨어지고 불규칙한 식사로 위장 불량이 온 적도 있다. 여담이지만 시간이 불규칙해 일반적인 연애도 어려울 때가 있다” 

카지노 딜러의 업무는 3교대 체제로 불규칙한 생활습관에서 오는 신체적 고충이 존재한다. 카지노 딜러들은 주로 1시간 동안 20분씩 테이블을 3번 옮겨 다닌다. 테이블마다 오가는 돈 액수에 따라 딜러가 받는 팁도 다른데, 

“팁은 개인이 갖지 않는다. 공통으로 모아두는 통에 넣고 관련 부서끼리 공정하게 나눈다” 

그는 “손님의 기분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따라서 손님이 많이 따지 못했을 때도 ‘축하드립니다’라고 독려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N년차 카지노 딜러가 말하는 '카지노의 진실'

“영화에서 나오는 자극적인 장면들이 카지노에서도 있을까 생각하시는 데 실제론 없다. 손님들이 카드를 만질 수 있는 횟수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위 ‘밑장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오 씨는 이에 대해 칩이나 카드를 직접 만지기 때문에 엄격하게 통제된다면서 “딜러의 상하의에 주머니가 없는 이유다. 딜러들은 수시로 ‘핸드 클리어(Hand clear)’를 한다”고 답했다. ‘핸드 클리어’는 칩을 만지고 나면 테이블마다 부착된 카메라에 손을 뒤집어 보여 ‘돈을 가져가지 않았다’는 표시를 하는 것이다. 

카지노 딜러를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카지노 딜러를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곧 폭력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국회 소통관에서 발표된 ‘제주 신화월드 고객 갑질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노동자 96.2%가 고객으로부터 욕설차〮별비〮하 등의 폭언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019년 GKL(그랜드코리아레저) 국정감사 당시에도 딜러 얼굴에 침을 뱉고 욕설하는 등 감정 노동 실태가 밝혀진 바 있다. 

“카지노에선 쉽게 돈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흥분하는 분들이 많다” 

“손님들 간의 폭언 등을 계속 보고 들으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딜러도 서비스직이라서 위로를 해주거나 싸움 중재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하려 노력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카지노 딜러는 굉장히 소수가 종사하는 직업이기도 하고, 또 많은 카지노가 내국인이 출입을 못해 가족도 내가 무슨 업무를 하는지 잘 모른다”고 토로했다.

“언론이나 유튜브 등 매체에서 카지노 딜러라는 직업을 많이 다루게 되면 딜러를 향한 사회적 시선도 바뀔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면서 “직업 인식 개선은 사회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나란 개인이 현재 할 수 있는 건 지금처럼 계속 주변에 딜러라는 직업을 소개하고 알리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카지노는 관광 산업중에서도 손꼽히는 '금빛 활황 산업' 

전국 카지노는 현재 13개 법인이 17개 영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카지노는 관광 산업 중에서도 손꼽히는 ‘금빛 산업’이다. 세계 각국에서 카지노 산업은 외래 관광객 유치와 외화벌이 창구로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카지노 산업은 내국인을 입장하게 하여 영업할 수 없도록 했지만,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내·외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고객 비율이 줄어 관광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카지노는 빠르게 부활을 준비 중이다. 2017년에 이어 2018년, 2021년까지 전국 각지에서 신규 업장 오픈하면서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보복 소비로 활황을 이룰 거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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